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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트 힙

창원 가로수길에 위치한 독립서점

2010년대 후반, 책을 읽는 방식이 디지털로 급속히 옮겨가던 시기, 창원 가로수길 한켠에 조용히 문을 연 작은 서점이 있었다. 이름은 텍스트힙(TextHeap). ‘텍스트의 더미’, 혹은 ‘말과 이야기들이 쌓여 있는 공간’이라는 뜻처럼, 이곳은 단순한 책 판매처가 아닌, 언어와 기록, 그리고 그 안에 담긴 감정들을 품는 아카이브로 자리 잡아왔다.

초기 텍스트힙은 소장자의 사적인 독서 목록과 손글씨 추천 카드 몇 장에서 시작되었다. 하지만 서서히, 독립출판물과 절판된 고서들, 그리고 지역 작가의 작은 목소리들이 이 공간을 채워가기 시작했다. 서점은 자연스럽게 하나의 기록 공간이자 문화적 쉼터가 되었고, 책을 매개로 사람과 사람이 만나 생각을 나누는, 작지만 깊은 파장이 일어나는 장소로 성장해갔다.

텍스트힙은 책을 파는 곳이기도 하지만, 기록을 남기고 감정을 수집하며 새로운 대화를 시작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매달 열리는 낭독회, 독립출판 워크숍, 그리고 ‘한 사람의 책장’ 전시처럼, 이곳에서는 책 그 자체보다 책을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에 더 큰 가치를 둔다.

‘말은 사라지지만, 텍스트는 남는다’는 신념 아래, 텍스트힙은 오늘도 조용히 문을 열고 누군가의 첫 문장을 기다린다. 낯선 문장 속에서 익숙한 나를 발견하고 싶은 이들에게, 이곳은 늘 열려 있다.

Location

경남 창원시 성산구 외동반림로 256 지하1층 | 화 12:00 - 19:00 수 12:00 - 19:00 목 12:00 - 19:00 금 12:00 - 19:00 토 12:00 - 19:00 일 10:00 - 18:00 월 정기휴무 (매주 월요일)

Metadata

https://www.instagram.com/text_hipbooks/
우나희, “텍스트 힙,” @lab Curatescape, accessed April 30, 2025, http://oss-edu.alab.kr:10010/items/show/17.